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

"나는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대통령을 원한다",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 행동

2022. 2. 20. 17:07FDSC 소식

FDSC는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 행동의 공동 주최로 참여합니다.
그 일환으로 열린 성명문이자 액션인 "나는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대통령을 원한다"를 제안합니다. 

 

"나는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대통령을 원한다"는 1980~90년대 뉴욕에서 활동한 미술가이자 페미니스트, 성소수자 인권운동가였던 조이 레너드가 1992년 아일린 마일스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지지하기 위해 쓴 성명문이자 시 그리고 설치작업인 ‘I Want a Dyke For President’에서 형식을 빌려 진행합니다.(참고 링크)

 

사회변화는 내가 원하는 사회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이 레너드가 대통령의 자리에 다양한 주체를 호명하며 사회의 '대통령'이라는 이미지에 질문을 던지듯, 오늘 우리 사회에서 대통령으로 호명될 수 없었던 자들을 호명하고 그들이 대통령이 되는 사회를 구체적으로 그려봅시다. 이어 그 사회는 어떻게 기능할지, 그러기 위해서는 내 주변의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질문해봅시다. 그리고 발화를 통해 2022년 대선에서 주권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이야기합시다. 혐오에 휩쓸리는 것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대선을 만들어 갑시다. 

 

  • 1차 성명문은 2월 15일부터 19일까지 FDSC내부에서 모은 응답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2월 20일부터는 동참하길 원하시는 분들께 모두 열어 더 다양하고, 더 많은 상상을 더하고자 합니다.
  • 참여를 원하는 분은 3월 7일까지 아래 버튼을 눌러 응답을 보내주실 수 있습니다. 
  • 성명문은 3월 8일 여성의 날까지 수시로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3월 9일 업데이트)
  • 많은 참여 감사합니다!
  • 뜻이 너무 겹치거나 중복되는 내용은 한 번만 표기했습니다.
  • 응답은 응답 순서가 아닌 비슷한 내용끼리 연결되도록 편집되어 있습니다.
  • 혹시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응답이 누락되었거나 의미가 바뀌었다고 생각되신다면 hello@fdsc.kr로 연락주세요. 

참여마감


 

3월 8일. 총 181개 응답

 

나는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혐오에 관한 적극적인 정책을 내고 이를 실천할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자애는 가르쳐서 뭐 하냐는 말을 듣고 자랐지만 끝끝내 한글을 배워 시를 써 내려간 70대 여성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남아 선호 사상 속에서 자신이 첫째라는 이유로 운 좋게 살아남았음을 알고 있는 여성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을 동등하게 존중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성폭력을 제대로 이해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성추행으로 인한 모멸감을 느껴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페미니스트, 여성주의자, 성평등주의자, 평등주의자, 메갈, 래디컬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가족부를 존중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아이가 없고 결혼을 하지 않아 낮은 아파트 청약 점수를 가진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혐오를 인지하고 인정하고 타파하려는 의지를 가진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퇴근 후 집에서 요리하고, 청소하고, 분리수거를 하고, 가족을 돌보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성범죄와 여성혐오범죄를 강력히 처벌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성병에 걸린 적이 있고, 응급 피임약을 먹어본, 자유로워보이는 섹스 문화 안에서도 폭력이 존재하는 것을 아는, 그럼에도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는 문란한 여성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가족보다 일이 중요하냐며 아버지께 볼을 주먹으로 맞아도 꿈을 꾸었던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낙태가 임신과 출산에 대한 자기 결정권 임을 알기에 인공임신 중지를 한 여성의 선택권을 이해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의 무모한 도전과 값진 실패, 빛나는 성취를 힘껏 지지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이 자살하지 않도록 만들어줄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혐오를 혐오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국민 절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폭력 피해자에 공감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정책을 펴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차별과 유리천장을 경험한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을 위한 정책을 이행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완전한 여성인권 신장을 이루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성별 동수 내각을 구성할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짧은 머리를 한 여성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홀로 아이를 낳아 길러본 여성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존재의 가치와 당위성을 증명하기위해 내내 맘졸이고 스스로를 몰아세워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구조적인 성차별이 존재함을 배움이 아니라 삶으로 알 수 밖에 없었던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비혼여성의 자립을 지원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내 옆집에 사는, 즐거운 미래를 꿈꾸는 비혼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낙태가 죄이던 시절에 임신중지를 해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된장녀, 맘충, 김치녀, 쿵쾅이, 드센X, 골빈X, 꽃뱀이라고 욕먹어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늦은 밤 깜깜한 골목길의 두려움을 공감하는, 여성의 생명권과 안전권을 보호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이 주권자이고, 국민이고, 시민이며 노동자이고 인간임을 인지하는, 그리고 그 권리가 당연한 것임을 인지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어머니의 성을 따르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대한민국의 보편적 여성의 삶을 살아온 평범한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남성들을 경계하며 걸어 본 적이 한번이라도 있는, 그들에게서 위협을 받을까 조바심을 내며 빠른 걸음으로 걸어본 적이 있는, 혹은 실제로 그런 위협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그렇기에 경중에 상관없는 각종 성범죄에 이토록 분개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소수자들이 아무리 목이 터져라 외치고 분노해도 변하지 않는 세상을 함께 비난하면서도 한편으론 고심하고 노력하고 그런 세상을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 사회주의자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기울어진 지면이 수평을 이룰 때까지 함께 발을 구르자 외치며 행동할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주의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내 삶을, 여성의 삶을 안전하게 만드는 데 힘쓰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폭행,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의 온전한 삶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이 겪는 차별을 인지하고 그것을 없애는 것이 목표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의 삶을 걸어온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2030 여성의 목소리를 배제하지 않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자를 인격체로 보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에이섹슈얼, 무성애자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커밍아웃을 한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퀴어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퀴어퍼레이드 초입에서 잔인한 눈빛과 말들을 견뎌 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레즈비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드랙킹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트랜스젠더, 젠더퀴어, 논바이너리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성 배우자를 둔 여성 대통령, 남성 배우자를 둔 남성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설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비건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채식주의자이자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환경운동가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공장식 축산업에 치를 떠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동물권을 위해 행동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기후 변화에 경각심을 갖고 지속가능한 도시 정책을 펴며,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휠체어를 탄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탈시설 장애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청와대의 모든 구성원을 사회적 소수자로 꾸릴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부모의 국적이 한국이 아닌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수어로만 의사소통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사회적 소수자와 말이 통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소수자의 삶을 부정하지 않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그림자(반노동, 반인권, 성차별)를 공감하고 분노하며 함께 싸워줄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사회가 규정한 정상성에서 벗어나 일생 동안 위화감을 느껴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우리에게 공감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많고 널린 차별과 혐오를 인지하고 지양 의사와 변화 요구를 공개적으로, 뚜렷이 표현할 수 있는 평화평등주의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진심으로 청소년 성문화센터 존재의 중요성을 아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가려진 곳부터 살펴보는, 차별받는 이들에게 주목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본 적이 없었던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약자들을 차별과 혐오로 밀어넣거나 배척하고 지워버리지 않는, 약자를 살필 줄 아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다양성과 평등의 힘을 알고 시대의 요구를 응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고통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불평등을 경험해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차별과 혐오와 폭력을 거부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ADHD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차별과 혐오를 알고, 생각하고, 공감하고, 맞서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약자의 편에 서서 평등하고 선하며 자유로운 사회를 구축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강자에게 눈치를 주고 약자의 눈치를 보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난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디자인 업계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평등과 착취를 점검하고 이를 정책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프리랜서로 일해본 경험이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디자인 업계는 원래 박봉이야라는 소리를 들으며 최저 시급에 가까운 월급으로 습관화된 초과근무를 견디는 신입 디자이너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최저시급을 받으며 일해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돈이 없어서 라면만 먹으며 끼니를 때워 본 적이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노동 현장에서 죽음을 맞는 가족을 목격한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모두가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 갈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집을 가져본 적이 없어 늘 이사를 걱정했던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내 삶이 자본주의에 영속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임금노동을 하며 사표를 품고 살아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초졸, 또는 중졸, 또는 고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개인의 자본과 이익이 아닌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편 나누기를 멈추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잘못을 인정하고 제대로 사과할 줄 아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모두가 동등한 행복을 누리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개인의 권리를 미루거나 침해하지 않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상식이 통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문제에 공감하고 해결을 위한 행동을 실천할 줄 아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본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들에 무력감을 느끼고, 끊임없는 자기비하와 자기검열을 해 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무형의 가치가 갖는 힘을 아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온갖 가스라이팅에 눈 부릅뜨고 저항하며 일생을 살아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기존 사회의 악습에 균열을 내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인간에 대한 존중과 상식이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가족 간병의 괴로움으로 울어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어린이에게도 깍듯하게 존대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진심으로 청소년성문화센터 존재의 중요성을 아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경제적 이유로 학문의 꿈을 포기한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삶에 위헌이 없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합당한 이유로 정당한 예외를 인정하는, 어떠한 상황이든 정황을 살피고 당사자들의 감정을 살펴 정당하게 판단하고 해결할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여기서 더 나아질 수 없을 거라는 무력감이 끊임없이 스스로를 짓눌러도 주저앉지 않고 더 나은 삶을 갈구해온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무력함, 우울함, 답답함, 공포를 경험한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인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아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나에게 내일이 있음을 알려주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또는 무엇이든 할 자유가 내 삶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다르거나 약하거나 가난해서 울어본 적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우울증과 무기력을 경험한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천부인권을 가슴속에 새긴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기존 정치를 신뢰하지 않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가운데보다 가장자리를 살피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대통령을 원한다. 

 

그리고 나는 왜 이런 일들이 불가능한 것인지가 궁금하다. 왜 우리는 어느 시점에선가 대통령은 항상 광대여야 한다고 배우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왜 대통령은 항상 창녀가 아니라 창녀를 사는 남자여야 하는지, 항상 노동자가 아니라 간부여야 하는지, 항상 도둑질을 하면서도 결코 처벌되지 않는 사람이라고 배우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FDSC 와 90년생밤고구마, 강름이, 고양이, 곤지, 구, 그리움, 김나연, 김디, 김민정, 김사랑, 김선해, 김소미, 김수아, 김시언, 김영선, 김온유, 김지현, 김추, 김태완, 꽥꽥이, 나나, 다슬, 동글이, 두둥햇살, 레빗, 리컨공장, ㅁㄷ, 문, 문희원, 미래의 대통령, 민식, 밀크티, 박민아, 박수진, 반, 배꼽, 배추, 백나은, 베리, 별랑, 보윤, 봄웜고양이집사, 부리, 사곰, 사공사, 사이, 성은, 소리솔, 손하영, 송채원, 송한아, 수, 수키, 스튜디오 다솔, 시노, 신민주, 신아, 실버, 알로하, 알릭스, 양지원, 여로, 여백, 여신, 예이, 오가현, 오로휘, 오빛나리, 오연진, 오진선, 온전전영은, 요일, 윤경, 이승연, 이영, 일리, 정민재, 정플라워, 지수, 진냥, 진재, 차가운 붕어빵, 최지원, 최지은, 최지혜, 케루빔, 코코알로, 탄, 투도, 파이, 페루댁, 페미니스트, 페미니스트가멋있는거야, 폰은정, 하랑, 하루살이, 한여름, 현은서, 호연지기, 홍슬기, A, mynona, sa4S2, Sally, so, Sol, SOO, Sung 외 70인이 조이 레너드의 성명문을 이어받아